기타/3. 일기장

쓸데없는 스펙 그리고 나.

핫호빵 201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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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보다가 '쓸데없는 스펙' 2위가 석·박사라는 신문기사(링크)를 보았다. 1위가 '한자능력'이고 2위가 석·박사인데 기사를 보고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바로 내가 그 쓸데없는 스펙을 가진 석사 백수이기 때문이다.

 

4학년 1학기를 마칠 무렵 선 복학을 해서 졸업이수학점을 모두 채운 여느 대학생처럼 미래에 대해 그리고 취업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학생이 4학년 1학기가 되면 어학연수, 자격증 취득 등의 취업준비를 위해서 휴학을 한다. 나 역시 휴학 및 어학연수 등을 고민했고, 나에 대해서 평가를 해보았다.

 

지방대 출신이고 복수전공(정보통신/경영정보학)을 해서 지식의 폭은 넓었지만, 상대적으로 깊이가 떨어진다. 그리고 지금 형편상 어학연수를 가도 연수기간의 태반을 농장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렇게 했을 때 과연 내가 만족할만한 영어 실력향상 혹은 그 외에 것을 배울 수 있을까? 어학연수를 가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나의 주위에는 그런 경우가 매우 드물었고, 성공하는 사람은 자기관리를 대단히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조차도 나에게 조언하기를 영어실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 어학연수의 8할은 한국에서 얼마나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는가에 달렸다면서 최소 3개월 이상은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연수를 떠나라고 조언을 하였다. 그리고 경제적 여유도 연수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는 조언도 들었다.

 

이리저리 알아보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였다. 어학연수의 성공확률도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고 갔다 온다고 하더라도, 지방대에 영어를 조금 잘하는 사람 중 하나일 뿐 그리 특별한 장점은 되지 못한다. 만약 어학연수를 안 가고 다른 것을 한다면 어떤 길이 있을까?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대학원 진학이었다. 어학연수가 1년의 세월이 필요함을 고려한다면, 학위를 하나 더 받을 수 있는 석사 2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그리고 주간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한다면 관련 업무 경력과 학위를 동시에 쌓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석사를 진학했고 내가 목표한 경영정보시스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낮에는 SI(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하고 밤에는 대학원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졸업을 1주일 앞둔 백수.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고 취업 담당자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취업에서는 번번이 미끄러졌으며, 그 와중에 석·박사가 쓸데없는 스펙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많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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